27장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
시내산에서 장막을 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하여 산으로 올라오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혼자 가파르고 험준한 산길을 올라가 여호와께서 임재해 계시는 곳을 나타내는 구름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나아갔다. 이스라엘은 이제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될 교회와 국가로 조직되기 위하여, 지극히 높으신 분과의 밀접하고 특별한 관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다음과 같은 기별을 백성들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네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애굽기 19장 참조).
모세는 진영으로 돌아와, 이스라엘 장로들을 소집하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기별을 전달했다. 그들은 “여호와의 명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이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나님과 엄숙한 언약을 맺고 하나님을 그들의 통치자로 받아들이기로 맹세했다. 동시에, 그같이 하여 그들은 특별한 의미에 있어서 그분의 지배를 받는 신민이 되었다.
그들의 지도자는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내가 빽빽한 구름 가운데서 네게 임함은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으로 듣게 하며 또한 너를 영영히 믿게 하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셨다. 백성들은 그 곳까지 오는 길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고 자기들을 멸망시키기 위하여 애굽에서 인도해 냈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그들 앞에서 모세를 영화롭게 하심으로 저들이 그의 교훈을 따르게 되도록 계획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율법을 선포하시는 행사가, 그 율법의 탁월성을 감안하여 매우 장엄한 광경이 되도록 경영하셨다. 백성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은 무엇이나 최대의 경외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 깊은 인상을 받아야 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너는 백성에게로 가서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케 하며 그들로 옷을 빨고 예비하여 제삼일을 기다리게 하라 이는 제삼일에 나 여호와가 온 백성의 목전에 시내산에 강림할 것임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이 몇 날 동안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은 엄숙하게 준비하는 일에 그들의 시간을 바쳐야 했다. 그들의 몸과 의복에서 부정이 제거되어야 했다. 그리고 모세가 그들의 죄를 지적해 줄 때 그들은 마음의 부정을 깨끗하게 씻기 위하여 자신을 겸비하게 하고, 금식하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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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된 대로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다. 하나님께서 주신 또 다른 명령에 순종하여, 모세는 산 주위에 울타리를 치게 해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아무도 이 신성한 지역을 침입하지 못하게 했다. 누구든지 이 금령을 무시하고 그것을 만지기만 하여도, 그 벌로 즉각 죽임을 당할 것이다.
제3일 아침, 온 백성이 산을 쳐다보고 있을 때에, 산꼭대기에는 빽빽한 구름이 덮였고, 그 구름은 더욱 검어지고 짙어지면서 아래로 밀려 내려와 마침내 온 산은 어둠과 무시무시한 신비에 싸여 버렸다. 그 후에 백성들로 하나님을 만나도록 소집하는 나팔 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 모세는 백성들을 인도하여 산기슭으로 나아갔다. 짙은 흑암 속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우레가 진동하여 그 소리가 주위의 산들에 메아리치고 또 메아리쳐 퍼져 나갔다. “시내산에 연기가 자욱하니 여호와께서 불 가운데서 거기 강림하심이라 그 연기가 옹기점 연기같이 떠오르고 온 산이 크게 진동하”였다. “산 위의 여호와의 영광”이 모인 군중의 눈에는 “맹렬한 불같이 보였”다. 그리고 “나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여호와의 임재의 표징이 심히 무서워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포에 질려 땅에 엎드렸다. 모세까지도 “내가 심히 두렵고 떨린다”(히 12:21)고 외쳤다.
다음에 우렛소리가 그치고, 나팔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온 땅은 고요해졌다. 한동안의 엄숙한 침묵이 지난 후,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수종하는 천사들에게 옹위되어서 여호와께서 산 위에 서시고 당신을 두르신 짙은 흑암을 통하여 큰 음성으로 당신의 율법을 알리셨다. 모세는 그 장면을, “여호와께서 시내에서 오시고 세일산에서 일어나시고 바란산에서 비취시고 일만 성도 가운데서 강림하셨고 그 오른손에는 불 같은 율법이 있도다 여호와께서 백성을 사랑하시나니 모든 성도가 그 수중에 있으며 주의 발아래 앉아서 주의 말씀을 받는도다”(신 33:2, 3)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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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는 재판자와 입법자의 무서운 위엄으로써 자신을 나타내셨을 뿐 아니라, 당신께서 그분의 백성의 동정 깊으신 보호자이심을 나타내셨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출 20:2). 이스라엘 백성이 이미 그들의 인도자요 구원자로 알고 있는 그분,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시고 그들을 위하여 바다 가운데로 길을 내시고 바로와 그의 군대를 멸망시키심으로써 자신이 애굽의 모든 신들보다 높으신 분임을 나타내신 그분께서 지금 당신의 율법을 반포하고 계셨다.
이 율법은 그 때에 히브리 사람들의 유익만을 위해서 반포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히브리 사람들을 당신의 율법의 수호자와 관리자로 삼으심으로 그들을 영화롭게 하셨으나 그것은 온 세계를 위한 신성한 위탁물로 간수되어야 했다. 십계명의 계율은 온 인류에게 적용되는 것이며, 만민을 위한 교훈과 통치 원칙으로 주신 것이다. 간결하면서도 포괄적이며 권위 있는 십계명은 하나님과 이웃 사람에 대한, 사람의 의무를 총망라하고 있으며, 모든 조항이 다 근본적인 사랑의 대원칙에 기초를 두고 있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눅 10:27; 신 6:4, 5; 레 19:18). 십계명 가운데는 이 원칙들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사람의 상태나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출 20:3~17).
영원하시고 자존하시고 지음을 받지 않으신 분이시며 만물의 근원이시요 보전자(保全者)이신 여호와께서만 최고의 존경과 경배를 받으실 자격이 있으시다. 사람은 어떤 다른 대상물에게도 그들의 애정과 봉사의 첫째 자리를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감소시키거나 마땅히 그분께 드릴 봉사에 방해가 되는 것을 우리 마음속에 품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신으로 만드는 것이 된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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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계명은 우상이나 그와 비슷한 것을 가지고 참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많은 이교의 민족들은 그들의 우상이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의 표상(表象)이나 상징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와 같은 예배는 죄가 된다고 선언하셨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세상의 물질로 대표해 보려는 시도는 하나님께 대한 개념을 저하시킨다. 영원하시고 완전하신 여호와께로부터 돌아선 마음은 창조주께보다는 오히려 그가 만드신 피조물들에게 더 끌리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개념이 저하되면 사람도 타락하게 될 것이다.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친밀하고 신성한 관계가 결혼 관계의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우상숭배는 영적 간음으로서 그것에 대한 하나님의 불쾌히 여기심을 질투라고 표현된 것은 적합한 말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한다. 자녀들이 부모의 비행의 결과로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나 그들이 부모의 죄에 동참하지 않는 한 부모의 죄 때문에 그들이 벌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자녀들은 부모의 발자취를 따른다. 유전과 부모들의 모본으로 말미암아 아들들은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짓는다. 나쁜 버릇과 그릇된 식욕과 저열한 품행은 육체적 질병과 퇴화 현상을 지니고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전승물로 내려간다. 이 무서운 사실이 죄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을 견제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둘째 계명은 거짓 신들을 숭배하는 것을 금하는 동시에 참 하나님을 경배하라고 명령한다. 그분을 미워하는 자들에 대한 노여움이 삼사 대까지밖에 미치지 않지만 그분을 위해 충실히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천대까지 긍휼이 약속되어 있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는 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이 계명은 거짓 서약과 일반적인 맹세를 금할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이름의 존엄한 뜻을 생각지 않고 경솔하고 부주의한 태도로 그 이름을 쓰는 것을 금하고 있다. 보통의 대화에서 부주의하게 하나님에 대하여 말하는 일과, 사소한 문제로 그분께 호소하는 일과, 그분의 이름을 자주 생각 없이 되풀이하는 일로 우리는 그분께 욕을 돌린다. “그 이름이 거룩하고 지존하시도다”(시 111:9). 모든 사람은 그들의 마음이 그분의 존귀하신 품성을 깨닫고 깊은 감명을 받기 위하여 그분의 위엄과 순결함과 거룩함을 명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분의 거룩한 이름을 입 밖에 낼 때에는 존경하는 마음과 엄숙함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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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제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안식일은 새로운 제도로서가 아니라, 창조 때에 이미 제정된 것으로 소개되었다. 그것은 창조주의 업적을 기념하는 것으로 기억해서 지켜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을 천지의 창조주로 지적하고 참 하나님과 거짓 신들을 구별시켜 준다. 제칠일을 지키는 사람들은 그 같은 행동으로 그들이 다 여호와를 예배하는 자들임을 나타낸다. 그리하여 이 땅 위에 그분을 섬기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안식일은 하나님께 대한 사람의 충절의 표가 된다. 이 넷째 계명은 열 계명 중에 입법자의 이름과 직함이 들어있는 유일한 계명이다. 그것은 또 누구의 권위로 율법이 주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유일한 계명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은 율법의 진정성과 구속력의 증거로서 그분의 율법에 찍힌 하나님의 인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엿새를 주시고 그들 각자의 일을 이 엿새 동안에 하기를 요구하신다. 자비를 베푸는 행위와 꼭 필요한 일들은 안식일에도 허락됐으므로 병자와 고통당하는 자는 언제나 돌보아 주어야 한다. 그러나 불필요한 일은 엄격히 피해야 한다. “안식일에 네 발을 금하여 내 성일에 오락을 행치 아니하고 안식일을 일컬어 즐거운 날이라 여호와의 성일을 존귀한 날이라 하여 이를 존귀히 여기고 네 길로 행치 아니하며 네 오락을 구치”(사 58:13)말라. 여기서 그 금령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선지자는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에 사업 문제를 의논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을 실제로 사업에 종사한 것으로 간주하신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세속적 성격의 일들을 생각하는 것조차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계명은 우리 집 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집안에 동거하는 사람들까지 거룩한 시간 동안에는 그들의 세속적 사무를 제쳐놓아야 한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거룩한 날에 자원하는 봉사를 통해서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연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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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부모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녀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들의 보호 아래 위탁된 영혼들을 돌볼 책임을 지워 주신 하나님께서는 부모들이 저희 자녀가 어렸을 때에는 그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자리에 서도록 친히 정해 놓으셨다. 그러므로 자기 부모의 정당한 권위를 거부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권위를 거부하는 것이다. 다섯째 계명은 자녀들에게 그들의 부모를 존경하고 순종하기를 요구할 뿐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고 부드럽게 대하며, 그들의 수고를 가볍게 해주고, 그들의 명예를 지켜 주며, 노후에 그들을 부양하고 위로해 주기를 요구한다. 이 계명은 또 목사들과 나라의 통치자들과 하나님께서 권위를 위임하신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라고 분부한다.
사도는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엡 6:2)라고 말한다. 잠시 후에 가나안에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 계명은 순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땅에서 오래 살리라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계명은 보다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모든 하나님의 영적 이스라엘 백성을 포함하며, 이 세상이 죄의 저주에서 해방될 때 이 땅에서 그들이 영원히 살게 되리라고 약속하고 있다.
“살인하지 말지니라.”
생명을 단축시키는 모든 부정한 행위와 증오와 복수의 정신과 또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게 하거나 우리로 그들이 해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도록 만드는 감정에 빠져드는 것(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인 까닭에)과 가난한 사람들이나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이기심 때문에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한 행위와 모든 방종이나 불필요한 소모나 건강을 해치는 경향이 있는 과중한 노동 등-이 모든 것은 정도에 차이는 있으나 다 여섯째 계명을 범하는 것이다.
“간음하지 말지니라.”
이 계명은 음란한 행위를 금할 뿐 아니라, 육욕적인 생각과 욕망은 물론 그것들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는 어떠한 행위도 금하고 있다. 외부에 나타나는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마음의 은밀한 의도와 감정에까지도 순결이 요구되고 있다. 하나님의 율법의 원대한 의무를 가르치신 그리스도께서는 사악한 생각이나 눈길도 불법한 행위와 마찬가지로 죄가 된다고 선언하셨다.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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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公私)간의 범죄가 이 금령 안에 포함되어 있다. 여덟째 계명은 유괴(誘拐)와 노예 매매를 정죄하고 정복을 위한 전쟁을 금하고 있다. 이 또한 절도와 강도 행위를 정죄한다. 이 계명은 또 일상 업무의 가장 사소한 일에도 엄격한 성실을 요구한다. 이 계명은 상거래에 있어서 속이는 것을 금하는 동시에 당연히 지불해야 할 부채와 임금의 지불을 요구한다. 이 계명은 또 남의 무지와 약점과 불운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하는 모든 행위는 하늘 책에 사기로 기록된다고 선언한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우리의 이웃을 속이려는 의도나 목적으로 어떤 문제에서든지 거짓말하는 것은 모두 이 계명에 저촉된다. 속이려는 의도가 거짓을 구성하는 것이다. 눈짓, 손짓, 얼굴 표정 등으로도 말로 하는 것과 같이 효과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모든 고의적인 과장과 그릇되거나 과장된 인상을 전하려고 계획된 시사(示唆)나 암시, 비록 사실일지라도 오해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이 계명은 잘못 전하거나 나쁘게 추측하거나, 비방이나 고자질을 함으로 이웃의 명망을 손상시키려는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 고의적으로 사실을 은폐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도 아홉째 계명을 범하는 것이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유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열째 계명은 죄된 행위의 뿌리가 되는 이기적 욕망을 금함으로써 만악의 뿌리 자체를 강타하고 있다. 하나님의 율법을 순종하여 남의 소유물에 대한 나쁜 욕심을 품는 것조차도 삼가는 사람은 그의 이웃들에게 해를 끼치는 악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우레와 화염 가운데서, 위대하신 입법자의 권능과 위엄을 놀랍게 나타내시며 말씀하신 십계명의 거룩한 교훈은 이와 같았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율법을 선포하실 때에 당신의 권능과 영광을 나타내신 것은 당신의 백성들로 하여금 그 광경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게 해서 율법의 제정자요 천지의 창조주이신 당신께 깊은 존경심을 갖도록 감명을 주시기 위함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또 당신의 율법의 신성성과 중대성과 영원성을 만민에게 보이려고 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포에 짓눌렸다. 하나님의 말씀의 무서운 능력을 그들의 떨리는 마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의의 대원칙이 그들 앞에 제시되었을 때에 그들은 전에 없이 죄의 가증한 성질과 하나님의 목전에 있는 저희 자신의 죄를 통절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공포와 경외심을 가지고 그 산에서 물러갔다. 군중들은 모세에게 “당신이 우리에게 말씀하소서 우리가 들으리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말게 하소서 우리가 죽을까 하나이다”(출 20:19~21)라고 부르짖었다. 지도자 모세는 “두려워 말라 하나님이 강림하심은 너희를 시험하고 너희로 경외하여 범죄치 않게 하려 하심이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백성들은 모세가 “하나님의 계신 암흑으로 가까이 가”는 동안 멀리 뒤에 남아 두려운 마음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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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의 마음은 노예 생활과 우상숭배로 어두워지고 저하되어서, 하나님의 십계명의 원대한 원칙을 온전히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십계명의 의무가 더욱 잘 이해되고 시행되도록 하기 위하여 십계명의 원칙을 설명하고 적용하는 여러 가지 법들을 첨가해 주셨다. 이 법들이 “율례(律例)”라고 불리는데 이는 그것들이 무한한 지혜와 공평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법관들이 법에 따라 판결을 내리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법은 십계명과는 달리 모세에게 은밀하게 전달되었으며, 그는 이것들을 다시 백성들에게 전달하였다.
이 법들 중에 첫째 법은 종들에 관계된 것이었다. 고대에는 죄수들이 때때로 법관들에 의하여 노예로 팔렸다. 어떤 경우에서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의하여 노예로 팔렸다. 때로는 빈곤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자신이나 자녀들을 노예로 팔 때도 있었다. 그러나 히브리 사람들은 종신 노예로 매매될 수 없었다. 종살이의 기간은 6년간으로 제한되었으며 7년째 되는 해에는 자유를 주어야 하였다. 사람을 유괴하는 자와 고의적으로 살인하는 자와 부모의 권위에 대해 반역하는 자는 사형에 처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스라엘 태생이 아닌 사람을 노예로 삼는 것은 허락되었으나 그들의 생명과 신체는 엄격히 보호되었다. 노예를 살해하는 자는 형벌을 받아야 했다. 주인이 노예에게 상처를 입히면, 그의 이(爾) 하나를 부러뜨렸을지라도 그 노예를 해방시켜 주어야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 자신이 최근까지 노예로 있었으나 이제 그들의 수하에 종을 거느리게 될 것이었다. 그 때 그들은 자신들도 애굽인 감독 밑에서 고생을 했으므로 그들처럼 잔인하고 가혹한 정신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었다. 그들이 당한 쓰라린 고역을 회상하고 자기 자신들을 종의 입장에 두어 그들에게 동정과 친절을 베풀고 그들이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들을 대접하여야 하였다.
과부와 고아들의 권익이 특별히 보호되었고, 그들의 속절없는 상태를 친절히 고려해 주도록 명령되었다. 여호와께서는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을지라 나의 노가 맹렬하므로 내가 칼로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자녀는 고아가 되리라”(출 22:23, 24)고 선언하셨다. 이스라엘과 연합한 이방인들도 부정이나 압박에서 보호를 받아야 하였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은즉 나그네의 정경을 아느니라”(출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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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에게서 이자(利子) 받는 것이 금지되었다. 저당 잡힌 가난한 사람의 의복이나 이불을 해질 무렵에는 되돌려 주어야 했다. 도둑질한 사람은 배로 변상해야 했다. 법관들과 통치자들을 존경하라는 명령이 주어졌으며 재판관들은 거짓 송사를 도와주거나 뇌물을 받고 재판을 그르치지 않도록 경고를 받았다. 비방과 중상이 금지되었고, 자기들의 원수에게까지도 친절한 행동을 하도록 백성들은 명령을 받았다.
다시 안식일의 신성한 의무를 백성들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연례적인 축제들이 제정되었다. 그 때에는 그 나라의 모든 남자들이 여호와 앞에 드릴 감사의 헌물과 그분의 축복의 첫 열매를 가지고 모이도록 되어 있었다. 이 모든 규정(規定)을 주신 목적이 진술되었다. 그것들은 단순히 전제적 주권을 행사하는 데서 유래된 것이 아니요, 모두 이스라엘의 행복을 위하여 주어졌던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너희는 내게 거룩한 사람이 될지니”(출 23:9)라고 말씀하셨다.
이 법들은 모세에 의하여 기록되었고 국법의 기초로서 십계명과 함께 조심스럽게 보관되었다. 이것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시킬 수 있는 열 계명을 설명하기 위하여 주어졌다.
이제 여호와께로부터 그들에게 기별이 주어졌다.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어 길에서 너를 보호하여 너로 내가 예비한 곳에 이르게 하리니 너희가 삼가 그 목소리를 청종하고 그를 노엽게 하지 말라 그가 너희 허물을 사하지 아니할 것은 내 이름이 그에게 있음이니라 네가 그 목소리를 잘 청종하고 나의 모든 말대로 행하면 내가 네 원수에게 원수가 되고 네 대적에게 대적이 될지라”(출 23:20~22). 이스라엘이 방황하던 모든 기간 내내 그리스도께서는 구름기둥과 불기둥 속에 계셔서 그들을 인도하셨다. 오실 구세주를 가리키는 예표들이 있었던 반면에 또한 구세주께서 친히 현재 임하셔서 백성들을 위하여 모세에게 명령을 주셨다. 그분은 그들 앞에 유일한 축복의 통로로 제시되셨다.
산에서 내려와 “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과 그 모든 율례를 백성에게 고하매 그들이 한소리로 응답하여 가로되 여호와의 명하신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출 24장 참조)라고 말했다. 모세는 이 서약을 백성이 지켜야 할 여호와의 말씀과 함께 책에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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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언약의 비준(批准)이 뒤따랐다. 산기슭에 제단이 설치되고 그 곁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대로” 열두 기둥이 그들의 언약의 수락의 증거로 세워졌다. 그리고 이 제사를 위하여 선택받은 청년들이 희생 제물을 드렸다.
모세는 제물의 피를 제단에 뿌리고 “언약서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낭독하여 들”려주었다. 이와 같이 언약의 조건들이 엄숙히 반복되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 언약의 조건을 따르든지 아니면 거절하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백성들은 먼저 하나님의 음성을 순종하겠다고 이미 약속했다. 그러고 나서 그 후에 그들은 그분의 율법이 선포되는 것을 들었다. 이 언약이 얼마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율법의 원칙들이 상술(詳述)되었다. 다시 백성들은 이구동성으로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에…피를 취하여 그 책과 온 백성에게 뿌려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 하”였다.
이제 여호와를 왕으로 모시는 선민의 국가가 창설될 완전한 준비가 이루어졌다. 모세는 “너는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칠십인과 함께 여호와에게로 올라와 멀리서 경배하고 너 모세만 여호와에게 가까이 나아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백성들은 산기슭에서 경배하는 동안 이 택함을 받은 사람들은 산 위로 올라오도록 부름을 받았다. 70인 장로들은 모세를 도와 이스라엘을 다스려야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그분의 성령을 부어주시고 그분의 권능과 위대함을 나타내심으로 그들을 영화롭게 하셨다. “이스라엘 하나님을 보니 그 발아래에는 청옥을 편듯하고 하늘같이 청명하더라.” 그들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였고 다만 그분의 임재의 영광을 보았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그들이 그런 광경을 보고 견딜 수 없었을 것이었다. 하나님의 권능의 발현이 그들을 두렵게 하여 그들을 회개로 이끌었다. 그들은 그분의 영광과 순결과 긍휼을 깊이 생각하고 그들의 묵상의 대상이신 그분께 더욱 가까이 나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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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세와 “그 종자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대면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한동안 부재중일 것이었다. 그러므로 지도자 모세는 장로들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아론과 훌을 임명하였다. “모세가 산에 오르매 구름이 산을 가리며 여호와의 영광이 시내산 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임재의 증거로써 6일 동안 구름이 산을 가리고 있었으나 그분께 대한 계시나 그분의 뜻은 전달되지 않았다. 이 기간에 모세는 지존자의 알현실(謁見室)로 들어오라는 부르심을 기다리면서 머물러 있었다. 그가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의 인내와 순종은 시험을 받았으나 그는 살피기에 지치거나 그의 직임을 버리지 않았다. 이 기다리는 기간은 그에게 있어서 준비하는 기간이었고 자기 자신을 면밀히 살피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의 총애 받는 모세조차도 당장 그분의 앞으로 나아가서 그분의 영광의 발현을 견딜 수는 없었다. 그가 그의 조물주와의 직접 교통을 위하여 준비될 수 있기 전에, 마음의 반성과 묵상과 기도로 자신을 하나님께 바치는 데 엿새가 걸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안식일이었던 제칠일에 모세는 구름 속으로 부름을 받았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빽빽한 구름이 열리고 여호와의 영광이 맹렬한 불처럼 쏟아져 나왔다. “모세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산 위에 올랐으며 사십일 사십야를 산에 있으니라.” 산상에서 체류한 40일에는 준비하던 6일이 포함되지 않았다. 6일 동안은 여호수아가 모세와 함께 있었으며 다 같이 “만나를 먹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마셨”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모세와 같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밖에 머무르면서 모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날마다 먹고 마시기를 계속하였다. 그러나 모세는 40일 동안 금식하였다.
산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모세는 하나님의 임재가 특별히 나타나게 될 성소를 건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을 시켜 나를 위하여 지”(출 25:8)으라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세 번째로 안식일 준수를 명하셨다. 여호와께서는 “이는 나와 이스라엘 자손 사이에 영원한 표징이며”,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로 알게 함이라 너희는 안식일을 지킬지니 이는 너희에게 성일이 됨이라…무릇 그날에 일하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그 생명이 끊쳐지리라”(출 31:17, 13, 14)고 선언하셨다.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성소를 조속히 지으라는 지시가 주어졌다. 이제 백성들은, 염두에 둔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었고 예배할 장소가 몹시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이 안식일에도 건축하는 일을 정당화하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었다. 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경고가 주어졌다. 하나님을 위한 특별한 사업이 아무리 신성하고 긴급하다 할지라도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거룩한 안식일을 범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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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백성들은 그들의 왕의 영속적 임재로 영광을 얻게 될 것이었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내 영광을 인하여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출 29:43, 45)는 보증이 모세에게 주어졌다. 하나님의 권위의 상징이며 그분의 뜻의 구체적 표현인 십계명이 하나님의 친수로 두 돌판에(신 9:10; 출 32:15, 16) 새겨져 성소 안에 거룩하게 안치되도록 모세에게 하사 되었다. 그리고 성소가, 건립되면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민족적 예배의 중심이 될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예 민족으로부터 만왕의 왕의 특수한 보배로운 백성이 되어 모든 민족들 위에 뛰어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신성한 임무를 맡기기 위하여, 그들을 세상으로부터 분리시키셨다. 그분은 그들을 당신의 율법의 수호자로 삼아, 그들을 통하여 사람들 가운데 그분 자신에 관한 지식을 보존하시고자 하셨다. 그리하여 하늘의 빛은 흑암에 싸인 세계를 비추어, 모든 백성이 우상숭배에서 돌이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라고 하는 호소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다. 만일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행한다면, 그들은 세계에서 강대국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방패가 되시고, 그들을 모든 다른 민족들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다. 그분의 빛과 진리는 그들을 통하여 나타날 것이며, 그분의 지혜와 신성한 통치하에서 그들은 참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이 모든 형태의 우상숭배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나타내 보여 주는 표본이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