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의 대쟁투 – 030일

광신의 두목 토마스 뮌처 

루터는 본래, 그처럼 큰 악을 빚어낸 광신도들과 대결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들은 건전치 못한 판단력과 세련되지 못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므로 비록 그들이 하늘로부터 특별한 빛을 받았노라고 주장하지만, 지극히 작은 반박이나 더없이 친절한 경책과 권고에도 견디지 못하는 자들임을 그는 잘 알았다. 그들은 그들에게 최상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그들의 주장을 시인하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그들이 루터와 만나고자 요청하였으므로 그는 그들과 만나기로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루터가 그들의 거짓을 성공적으로 폭로시켰기 때문에 그 사기꾼들은 즉시 비텐베르크를 떠났다.  

광신주의는 한동안 저지되었다. 그러나 몇 년 후에 그것은 더욱 큰 세력으로 나타나서 무서운 결과를 빚어냈다. 그 운동의 지도자들에 관하여 루터는 말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성경은 죽은 글에 불과하므로 그들은 모두 ‘성령, 성령’이라고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영이 그들을 인도하는 곳으로 결코 따라가지 않을 것이다. 은혜의 하나님께서 나를 자칭 성도들만이 있는 그 교회에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해 주시기를 바란다. 나는, 죄를 인정하고 두려워하면서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의 위로와 도우심을 얻고자 신음하고 부르짖는 가난하고 연약하고, 병든 자들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 (D’Aubigne, b.10, ch.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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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자들 중에서 가장 활동적인 토마스 뮌처 (Thomas Munzer) 는 상당히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바른 지도를 받았다면 그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참 종교의 근본 원칙들을 배우지 못하였다. “그는 세상을 개혁할 열망을 가졌으나, 일반적으로 모든 광신자들처럼, 개혁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D’Aubigne, b.9, ch.8). 그는 지위와 세력을 얻기를 열망한 나머지 심지어 루터에게까지라도 뒤떨어지기를 싫어하였다. 그는 개혁자들이 법왕권 대신에 성경의 권위를 세우는 것은 일종의 다른 형식의 법왕권을 수립하는 데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참 개혁을 일으키기 위하여 하늘로부터 임명받은 자라고 주장하였다. 뮌처는 “개혁의 정신을 가진 자는 비록 일생 동안에 성경을 결코 보지 아니할지라도 참된 신앙을 가지게 된다” (D’Aubigne, b.10, ch.10) 고 말하였다.  

이와 같은 광신적인 교사들은 그들 자신을 완전히 감정의 지배 아래 두고 모든 생각과 충동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인정하였으므로 심히 극단적으로 나갔다. 어떤 사람들은 성경을 태워버리면서 “의문 (儀文) 은 죽이지만 성령은 살린다”고 외치기까지 하였다. 뮌처의 가르침은 놀라울 정도로 사람의 욕망에 호소하는 힘이 있었다. 한편으로 그것은 사람의 사상과 의견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욱 높은 위치에 놓게 함으로 그들의 자부심을 만족시켜 주었다. 무수한 사람들이 그의 교리를 받아들였다. 오래지 아니하여 그는 공중 예배의 모든 질서를 비난하고, 제후 (諸侯) 들에게 순종하는 것은 마치 하나님과 벨리알을 동시에 섬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법왕권의 멍에에서 벗어나고 있었으며 또한 국권의 속박에 견딜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뮌처가 하나님의 인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혁명적인 교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온갖 억제와 구속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들의 편견과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였다. 그리하여 가장 무서운 소란과 투쟁이 뒤를 이었고, 독일의 땅들은 피로써 적시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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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오류와의 대접전 

루터는 광신의 결과로 개혁 운동이 비난을 받는 것을 보았을 때, 오래 전에 그가 에르푸르트에서 당한 마음의 번민보다 배나 더 심하게 받게 되었다. 법왕당의 제후들은 그 반란이 루터의 교리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하였고, 많은 사람들도 그들의 진술을 믿으려고 하였다. 비록 이와 같은 비난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었지마는 개혁자의 마음에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진리의 사업이 가장 비열한 광신주의와 동일하게 보일 만큼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되었다. 다른 편으로, 그 운동의 지도자들은 루터가 그들의 교리를 반대하고, 하나님의 영감을 받았노라고 하는 그들의 주장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국가의 권위에 대하여 반역하는 자라고 선언한 까닭으로 그를 미워하였다. 거기에 대한 보복으로 그들은 루터를 비열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는 마치 제후들과 백성들 모두로부터 증오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로마교도들은 개혁 사업이 신속히 몰락될 것을 예기하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루터가 교정시키기 위하여 가장 열렬히 노력해 왔던 오류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덮어씌웠다. 광신적인 무리들은 자기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거짓된 선전을 함으로써 많은 백성들의 동정을 사는 데 성공하였다. 잘못된 상황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순교자처럼 여겨지는 예가 흔히 있는 것처럼 그 사람들에게도 그 사실이 부합되었다. 그리하여 개혁 사업을 반대하는 일에 진력하고 있는 무리들이 마치 잔학과 억압의 희생자처럼 동정과 칭찬을 받았다. 이것은 사단의 일이었고, 하늘에서 처음에 나타났던 것과 동일한 모반의 정신에서 생겨난 일이었다.  

사단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속이고자 애쓰고 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의로, 의를 죄로 부르도록 이끌고 있다. 그의 일은 얼마나 성공을 거두어 왔던가! 하나님의 충성된 종들은 진리를 옹호하기 위하여 담대히 서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비난과 질책을 받는가! 하나님께 충성함으로 응당 존경을 받고 지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고립되고, 의심과 불신을 받는 반면에, 사단의 대리자에 불과한 사람들은 칭찬과 영광을 얻고 순교자들처럼 추앙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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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성결, 곧 위장된 성화는 오늘날도 여전히 속이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루터 당시와 똑같은 정신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냄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성경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법도를 순종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따르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진리와 순결이 비난을 받도록 하고자 사단이 고안해 낸 가장 성공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루터는 각 방면에서 밀려오는 공격으로부터 용감하게 복음을 옹호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떠한 전투에서나 강력한 무기로 판명되었다. 그는 그 말씀을 가지고 법왕의 참람된 권력과 학자들의 이론적인 철학을 대항하여 싸웠고, 한편으로 종교개혁과 연합하려고 접근하는 광신주의에 대항하여 반석처럼 굳게 섰다.  

그 모든 반대자들은 성경을 버리고 사람의 지혜를 종교적 진리와 지식의 근원으로 높였다. 합리주의 (合理主義) 는 이성을 우상화하고, 그것을 종교의 기준으로 삼는다. 로마교는 최상권을 가진 법왕이 사도들로부터 끊임없이 계통을 따라 각 시대를 통하여 변함없이 내려온 영감을 가지고 있노라고 주장함으로, 여러 가지 방종과 부패가 사도의 직권이라는 신성한 이름 아래 숨어 있을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준다. 뮌처와 그 동료들이 받았노라고 주장한 소위 영감은 그 근원이 망상적인 공상에 불과하였고, 그 영향으로 인간과 하나님의 모든 권위가 파괴되었다. 그러나 참된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영감적인 진리의 위대한 보고 (寶庫) 요 모든 영감에 대한 시금석으로 받아들인다.  

독일어 성경의 완성 

루터는 바르트부르크에서 돌아오자 신약 성경의 번역을 완성하여, 독일 국민으로 하여금 자국어로 된 복음서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이 번역은 진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큰 기쁨으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전설과 사람의 계명을 택한 사람들로부터 심한 배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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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들은 일반 사람들이 이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그들과 토론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들의 무지가 폭로될까 두려워서 겁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인간적인 이론의 무기는 성령의 검을 대항하기에는 무력하였다. 로마는 성경의 보급을 방해하기 위하여 온 권력을 다 동원하였다. 그러나 칙령과 파문과 고문은 다 허지로 돌아갔다. 성경을 비난하고 금지하면 할수록 성경의 참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심은 더욱 증가되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자기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연구하게 되었다. 그들은 성경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것을 읽고 또 읽었으며, 마침내 성경의 대부분을 암송하고서야 만족하였다. 신약 성경이 크게 환영을 받는 것을 본 루터는 즉시 구약 성경의 번역에도 착수하여 번역되는 대로 그것을 몇 권으로 나누어 출판하였다.  

크게 환영받은 루터의 저서 

루터의 저서는 도시와 시골에서 모두 큰 환영을 받았다. “루터와 그의 친구들이 저작한 것을 다른 사람들은 널리 보급하였다. 승원 제도의 불합리함을 깨달은 승려들은 이전과 같이 하는 일 없이 게으르게 지내던 생활을 바꾸어서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자 희망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성경을 해석하기에 너무나 무지하였기 때문에 각 지방의 촌락들을 찾아다니면서 루터와 그의 동료들이 저술한 서적들을 판매하는 일을 하였다. 순식간에 독일은 이와 같이 용감한 권서원들의 모습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D’Aubigne, b.9, ch.11).  

이러한 저서들을 가난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유식한 사람이나 무식한 사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강한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게 되었다. 시골 학교의 교사들은 밤에 난롯가에 모여 앉은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성경을 읽어 주었다. 그리고 진리를 깨닫고 그 말씀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다른 사람들에게 그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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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말씀을 열므로 우둔한 자에게 비취어 깨닫게 하나이다” (시 119:130) 고 한 성경 말씀이 입증되었다. 성경 연구로 인하여 백성들의 마음과 심령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법왕교의 규칙은 그 지배하에 있는 사람들에게 쇠멍에를 메어서 무지와 타락으로 빠뜨렸다. 그리고 미신적인 의식을 엄격하게 지키게 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의식에 있어서 마음과 정신은 거의 감동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성경의 명백한 진리를 해석하는 루터의 설교와 일반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있는 성경 그 자체는 그들의 잠자는 기능을 일깨워 주었고, 영성 (靈性) 을 정화시키고 향상시켜 주었을 뿐 아니라, 지능에도 새로운 활기와 생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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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지식의 보급과 법왕주의의 붕괴 

각 계급의 사람들은 성경을 손에 들고 종교개혁의 교리를 옹호하게 되었다. 성경 연구를 신부와 승려들에게만 의탁하였던 법왕당은 이러한 새로운 가르침을 반박해 달라고 그들에게 요구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의 권능과 성경에 대하여 전연 무지한 신부와 탁발승들은 그들이 무지한 이단이라고 공격하던 그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패배를 당하였다. 이에 대하여 한 가톨릭의 저술가는 “불행히도 루터는 성경 이외의 어떤 계시도 믿지 말라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일러두었다” (D’Aubigne, b.9, ch.11) 고 기록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별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변호하는 진리의 말씀, 학식이 많고 능변적인 신학자들과 그들이 토론하는 말을 듣기 위하여 모여들곤 하였다. 이 위대한 사람들이 성경의 단순한 교리에 의하여 논박을 받을 때에 그들의 무지가 탄로 났다. 노동자들과 군인들과 부인들과 어린아이들이 신부들과 박식한 박사들보다 성경의 교훈을 더욱 잘 알았다.  

복음의 제자들과 법왕교의 미신을 지지하는 자들과의 현격한 차이는 학자 계급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 사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학 연구와 문학의 소양을 등한히 하는 교권 (敎權) 의 늙은 전사 (戰士) 들을 대항하여 일어선 사람들 가운데는 고결한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있었으며, 그들은 성경을 연구하기에 힘쓰고, 고전에 속한 명작들을 잘 알고 있었다. 예민한 두뇌와 고상한 심령과 용감한 투지력을 가진 그 청년들은 아무도 당해 낼 수 없을 만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와 같이 개혁 사업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은 어느 회합에서나 로마교의 학자들을 만나게 되면 확신을 가지고 그들을 용이하게 공격하여 진리에 무식한 그들을 낭패케 하고, 뭇사람들의 경멸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D’Aubigne, b.9, ch.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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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왕당의 성직자들은 교인들의 수가 갑자기 줄어짐을 보았으므로 관헌의 힘에 호소하였고, 온갖 수단을 다하여 그들의 교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고자 힘썼다. 그러나 새로운 교리에 그들의 심령의 결핍을 채워 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다년간 미신적인 의례 (儀禮) 나 전설 같은 무가치한 껍질만으로 그들을 먹여 주던 사람들을 버리고 떠나갔다.  

진리의 교사들에 대하여 박해의 불길이 일어나자, 그들은 “이 동네에서 너희를 핍박하거든 저 동네로 피하라” (마 10:23) 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순종하였다. 그러므로 빛은 각 곳으로 전파되었다. 유랑자들은 어디에서나 그들을 영접해 주는 사람들을 발견하여 그들의 집에서 유하였다. 그들은 때때로 교회에서 그리스도를 전하였고, 만일 교회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사가 (私家) 에서, 혹은 옥외에서 전하였다. 어디에서나 듣는 자만 있으면 그 곳이 그들에게는 거룩한 성전이었다. 이처럼 확신을 가지고 열심으로 전하였으므로 진리는 저항할 수 없는 권능으로 널리 전파되었다.  

교회와 국가가 그 이단을 박멸하려고 한결같이 노력했지만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투옥, 고문, 화형, 검 등으로 처단하였지마는, 모두가 쓸데없는 일이었다. 무수한 신자들은 자기들의 피로써 그들의 신앙을 인 쳤다. 그럴지라도 그 사업은 계속해서 발전하였다. 박해는 진리를 보급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사단이 진리와 합류시키고자 노력한 광신은 사단의 사업과 하나님의 사업과를 더욱더 분명하게 구별 지어 주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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