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의 대쟁투 – 022일

개혁자에게 지워진 십자가 

법왕은 루터가 신앙을 취소하지 않으면 파문시키겠다고 위협하였는데, 이제 그 위협이 실현되었다. 개혁자가 로마 교회와 최종적으로 결별하였음을 선포하고, 그를 하늘의 저주를 받은 자로 탄핵하고 그의 교리를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에게도 같은 정죄가 임한다는 내용으로 된 새 교서가 내렸다. 큰 투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그 시대에 적합한 진리를 증거하기 위하여 사용하시는 모든 사람은 반대를 당하게 되어 있다. 루터의 시대에는 그 시대에 특별히 요긴한 현대 진리가 있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교회에도 현대 진리가 있다. 모든 것을 당신의 뜻을 따라 행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다양한 환경 아래 두시고, 그들이 생활하는 시대와 그들이 처한 상황에 적합한 의무들을 수행하기를 바라신다. 만일 그들이 받은바 진리를 존중할 것 같으면, 더욱 넓은 진리의 시야가 그들 앞에 열려질 것이다. 그러나 진리는 법왕교도들이 루터를 반대했던 것처럼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도 옛날처럼 하나님의 말씀 대신에 사람들의 이론과 전설을 받아들이는 동일한 경향이 있다. 이 시대를 위한 진리를 증거하는 사람들은 초기의 개혁자들보다 더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진리와 오류, 그리스도와 사단과의 대쟁투는 이 세상 역사의 종말이 가까울수록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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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 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 내가 너희더러 종이 주인보다 더 크지 못하다 한 말을 기억하라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였은즉 너희도 핍박할 터이요 내 말을 지켰은즉 너희 말도 지킬 터이라” (요 15:19, 20) 고 말씀하셨다. 또 한편으로 우리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화가 있도다 저희 조상들이 거짓 선지자들에게 이와 같이 하였느니라” (눅 6:26) 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옛날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시대도 이 세상의 정신은 그리스도의 정신과 일치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전파하는 사람들은 오늘날도 그 당시보다 더 큰 환영을 받을 수는 없다. 진리를 반대하는 양태가 바뀌어지고 더욱 교묘해진 나머지 적의 (敵意) 가 공공연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동일한 적개심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마지막 때까지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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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장 — 의회 앞에 선 루터 

카알 5세의 즉위와 독일의 의회 

새 황제 카알 5세가 독일 황제로 등극하게 되자, 로마의 사자들은 신속히 축하의 뜻을 표하고 그 황제에게 권력으로 개혁 사업을 반대해 달라고 권하였다. 한편으로, 카알이 왕관을 얻는 일에 크게 공헌을 한 작센의 선후 (選侯) 는 루터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전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말기를 카알에게 간청하였다. 그러므로 황제는 매우 난처하고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법왕당들은 루터에게 사형을 언도하는 칙령으로만 만족할 것이었다. 그러나 선후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주장하였다. “황제나 그 밖의 어떤 사람도 루터의 저서들이 반박을 당하였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루터 박사에게 통행권을 주어 학식 있고, 경건하고, 공정한 재판관 앞에 가서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D’Aubigne, b.6, ch.11). 

이제 모든 당파의 주목은 카알이 황제로 즉위한 지 얼마 후에 보름스 (Worms) 에서 열린 독일의 의회로 쏠리게 되었다. 독일의 영주들이 젊은 황제와 처음으로 심의회에서 만나게 되었으므로 이 국회에는 토의해야 할 중요한 정치적인 문제들과 안건들이 있었다. 국내의 각 지방에서 교회와 국가의 고관들이 모여들었다. 귀족 출신으로 세력 있고 세습적 권리를 자랑하는 영주들, 계급과 권력의 우월감에 도취된 성직자들, 기품 있는 기사 (騎士) 들과 무장을 한 그 부하들, 낯선 먼 나라들로부터 파견된 대사들, 그 모든 사람들이 보름스로 모였다. 그러나 그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중에서 가장 큰 흥미를 일으킨 것은 작센의 개혁자에 관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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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은 이미 선후에게 루터를 데리고 의회에 올 것을 지시하고, 그의 보호를 보증하고, 논의할 문제에 관하여 자격을 갖춘 사람들과 자유로운 토론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루터는 황제 앞에 나가기를 열망하였다. 그는 당시에 건강이 매우 나빴지만, 선후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만일 내가 건강한 상태로 보름스에 갈 수 없다면, 나는 앓는 그대로 운반되어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황제께서 나를 부르는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부르시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들이 내게 대하여 폭력을 쓰기를 원한다면, 또한 그렇게 할 가능성은 매우 많을지라도, 나는 그 문제를 주님의 손에 맡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나의 출두를 명한 것은 내게서 교훈을 받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 젊은이들을 타오르는 풀무불 속에서 지켜 주신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살아 계셔서 통치하십니다. 그분께서 나를 구원해 주시지 않을지라도, 나의 생명은 별반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복음이 악한 자들의 조롱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복음을 위하여 우리의 피를 흘립시다. 겁을 내면 그들이 반드시 승리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내가 사는 것이 좋으냐, 죽는 것이 좋으냐 하는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전하 (殿下) 께서는 내가 도망하는 일과 믿음을 취소하는 일 이외에는 나에게서 어떤 것이든지 기대해도 좋습니다. 나는 도망할 수 없으며, 믿음을 취소할 수는 더욱 없습니다” (D’Aubigne, b.7, 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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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왕의 사절 알리안더가 루터를 공격함 

루터가 의회에 출두한다는 소식이 보름스에 전해지자, 일반 사람들은 흥분하게 되었다. 이번 사건을 특별히 위임받은 법왕의 사절 알리안더 (Aleander) 는 놀라고 분노하였다. 그는 그 결과가 법왕 측에 불리할 것을 알았다. 법왕이 이미 정죄의 선고를 내린 사건을 심리한다는 것은 가장 높은 법왕의 권위를 모욕하는 일이었다. 더욱이 그는 이 사람의 웅변과 유력한 이론이 많은 영주들을 법왕의 사업으로부터 떠나가게 할 것을 염려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가장 신속한 방법으로, 루터가 보름스에 나타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카알에게 호소하였다. 때마침 루터의 파문을 선고하는 조서가 공포되었고, 법왕의 사절의 제안도 있었으므로 황제는 진심으로 그 일을 수락하였다. 황제는 선후에게 루터가 신앙의 취소를 원하지 않는다면 비텐베르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편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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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더는 이 승리로써 만족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대로 온 힘과 간계를 다하여 루터를 정죄하고자 애를 썼다. 그는 비상한 집념 아래 제후들과 주교들과 그 밖의 다른 의원들에게 그 문제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키고, 개혁자를 “선동, 반역, 불경건, 참람” 등의 죄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법왕의 사절이 나타낸 격정과 분노는 그가 어떤 정신에 의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너무도 명백하게 드러내었다. “그는 열성과 경건으로보다는 증오와 복수심으로 지배되었다” (D’Aubigne, b.7, ch.1) 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다. 의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루터의 사업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  

알리안더는 다시 배가된 열성으로 황제에게 법왕의 칙령을 실행할 의무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독일의 법률상으로 이 일을 제후들의 찬동 없이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황제는 마침내 그 사절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서 그의 소송 사건을 의회에 제출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날은 교황 사절에게 있어서는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회중도 대단하였지마는 소송 사건은 더욱더 대단하였다. 알리안더는 모든 교회의 어머니이며 주인인 로마를 위하여 변호할 것이었다.” 그는 거기에 모인 그리스도교국의 원로들 앞에서 베드로의 권위를 변호할 것이었다. “알리안더는 웅변의 재간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처럼 중대한 시기를 위하여 선 사람이었다. 로마가 비난을 받기 전에 가장 유능한 웅변가가 그렇듯 엄숙한 법정에 나타나서 고소를 한 것이 하나님의 섭리였다” (Wylie, b.6, ch.4). 루터에게 호감을 가진 의원들은 알리안더의 변론의 결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센의 선후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자기의 고문과 몇 사람을 참석시켜 법왕의 사절의 연설을 필기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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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더는 학문과 웅변의 힘을 모두 발휘하여 진리를 전복시키고자 진력하였다. 그는 루터를 교회와 국가, 산 자와 죽은 자, 성직자와 평신자, 그리스도의 교회와 개인의 원수라고 거듭거듭 고발하였다. “루터의 오류에는 십만 명의 이단을 화형시킬 만한 재료가 넉넉히 있다”고 그는 주장하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개혁주의의 신앙을 고수하는 사람들을 모욕하고자 노력하였다. “루터당이란 무엇인가? 오만한 교사들, 타락한 신부들, 방탕한 승려들, 무지한 변호자들, 부패한 귀족들, 잘못 지도되어 비뚤어진 일반 백성들의 집단들이다. 그러나 가톨릭 당은 수와 능력과 권력 면에서 그들보다 얼마나 우세한가! 이 유명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하여 무지한 자를 계몽하고, 교만한 자를 경고하고, 요동하는 자를 안정시키고, 약한 자에게 힘을 줄 것이다” (D’Aubigne, b.7, c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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